오랜만의 외식- Noodle Star K + CAFE KREAMS
며칠 전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었다.
그놈의 코로나때문에 맘놓고 사람 만나기도 어려운 시기라 만나자는 친구의
왓츠앱 메세지가 반가워 비가 세게 오는 날이었지만, 비가 그치자마다 달려 나갔다.
오후 5시 반... 탄종파가 역에서 만나 배를 채우기위해 향한 곳은 Noodle Star K라는 곳.
이름에 걸맞게 냉면이 맛있다는 소문때문에, 비온 후인데도 불구하고 살얼음이 있는 물냉면을 시켰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탓에 먹고나면 늘 덜덜 떨면서도 냉면은 항상 물냉면을 선택한다.
친구 역시 한국인이지만, 너무 매운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좀 있다.
하지만, 이 집 냉면을 골고루 테스트해 보기 위해 친구는 용기를 내어 비빔냉면을 주문했다.
같이 먹을 다른 고기류도 주문을 했지만, 종업원의 실수로 주문이 주방으로 전달되지 않은 탓에
그냥 냉면만 먹고 나왔다.
주문한 후, 스테인레스 컵에 담긴 따뜻한 육수를 써빙받았다.
진한 육수 맛을 보더니 친구는 순대국 생각이 나는데, 싱가폴에 한국에서의 육류수입이 불가능해서
한국 슈퍼마켓에서도 순대를 이제는 더이상 구할 수 없다며 많이 아쉬워했다.
내게는 정말 밥 말아먹으면 너무나 좋을 것 같은 맛있는 육수였다.
잠시후, 냉면이 나왔다. 얇은 고기조각은 들어있지 않았다. 한국에서 먹을 때는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내게는 맛이 괜찮은 물냉이었다.
섬세한 미각의 소유자가 아니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정도면 싱가폴에서 먹을 만한 냉면인 듯....
친구가 주문했던 비냉은 맵지 않아 좋다고 했다. 딱 적당하게 매운 맛.
사실 매울까봐 비빔소스는 따로 담아달라고 해서 양을 조절했기 때문에
맵게 먹을 수가 없는 상황이지 않았나 싶다.
곁들여 나온 김치는 나는 그럭저럭 먹을만하다고 생각했다. 역시 나는 좀 맛에는 까다롭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친구는 외국인이 담근 티가 팍 나는 그런 맛이라고 평가했다.
비온 후라 기온이 내려간 상태인데다가 에어콘 바람 맞으면서 물냉면을 먹어서인지
속이 떨려서 더이상 앉아있을 수 없어 서둘러 계산을 마치고 나왔다.
식당 내부는 약간 분식집 분위기?
평소에는 줄을 서서 먹는다고 해서 가 봤다.
시간도 이르고 냉면 한그릇으로는 아무래도 허전해서 2차로 수다떨만한 곳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간 곳은 한국식 카페로 소문난 CAFE KREAMS.
내부 분위기는 인공 단풍나무로 꾸며놓아서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났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는 역시 아직 시간이 이른 탓에 손님이 많지 않았다.
테이블도 넓직넓직해서 마음에 들었다.
더군다나 한국식 카페라고 해서 그런지 분위기는 맘에 들었다.
친구말로는 낮에 오는 것보다 저녁에 오는게 분위기가 훨씬 낫다고 한다.
조명도 단풍잎과 이쁘게 어울렸다.
개인적으로 인공나무같은 거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여기에서는 꽤 맘에 들었다.
한국에서의 가을이 생각나게 만드는 곳이었다.
카페 안을 채우고 있는 은은한 커피향도 분위기를 한껏 더해 주었다.
수다에 온전히 집중해서인지 음악이 있었는지 어땠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는 언제인가부터 오후에 카페인을 섭취하면 밤에 잠을 못자는 촌스런 사람(?)이 되어버렸기 때문에...ㅎㅎㅎ
카모마일 차와 스트로베리 크레페 케잌(이름이 맞나?).. 암튼 그걸 시켰다.
친구는 핸드드립커피와 함께 티라미수를 주문했다.
우리는 써빙받은 음료와 케잌을 놓고 잠시 감상하며 사진도 좀 찍었다.
결국 우리는 저녁값보다 비싼 후식을 분위기와 함께 먹으며 즐거운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싱가폴에 딱딱한 모던스타일의 카페들은 많지만, 이렇게 감성터지는 이쁜 카페는 많지 않을 듯.
써빙하는 직원들도 모두 친절했다.
화장실을 다녀올 때에는 직원들이 눈이 마주칠 때마다 목례를 했다.
이게 '한국식이었던가?' 반가우면서도 무의식 중에 목인사를 따라하는 나를 발견하면서 약간 어색하기도 했다.
요즘 한국에서 카페에 가면 카페에서 써빙하는 친구들이 이렇게 하나(?) 궁금하다.
어째뜬 한국식 카페라는 이곳에서 한국 생각도 많이 하면서 2시간 넘는 긴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흐르면서 카페 안도 손님으로 가득 채워졌다.
한쪽 구석에는 혼자 온 손님들 몇이 열심히 노트북을 사용하고 하는 모습도 보였다.
코로나때문인지, 비때문인지, 아니면 평일이라 그런지, 밖에 기다리는 손님들이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직원들이 눈치를 주면서 쫓아내지 않아서 내심 놀랐다. ㅎㅎㅎ
한국식 카페가 그립거나 이쁜 인스타 사진 한장 찍고 싶으면, 가볼만 한 것 같다.
안주류와 주류도 메뉴에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Noodle Star K
58 Tanjong Pagar Road
Singapore 088479
Tel: 62246061
CAFE KREAMS
32 Maxwell Road
#01-07 Maxwell Chambers
Singapore 069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