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 푸드코트에서 점심먹을 때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

싱가폴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아이템.. 특히 CBD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점심시간마다 반드시 지참해야하는 것.. 그것은 바로바로 휴대용 티슈!! 

점심시간에 CBD지역 푸드코트나 호커센터에 가면  테이블이나 의자마다 놓여져 있는 각양각색의 휴대용 티슈를 흔히 볼 수 있다. 그건 이미 이 자리는 누군가가 찜해놓고 음식을 사러 갔다는 싸인이다. 

티슈가 없는 경우에는 급한대로 지갑 속에 들어있던 중요하지 않은 명함이나 길거리에서 방금 받은 전단지, 목에 메고 있던 회사출입증까지 동원한다.  무엇이든 올려져 있으면 다른 자리를 알아봐야 한다는 표시이다. 

하지만, 이런 사연을 전혀 알지 못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가끔 티슈가 놓여있는 테이블에 앉아 심지어는 그 티슈를 사용까지 해서 가끔씩 싱가포리언들을 언잖게 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기껏 자리 맡아놓고 음식을 사서 테이블에 왔더니, 모르는 외국인이 앉아서 음식을 먹으면서 올려져 있던 티슈까지 사용하고 있으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사실 나도 언젠가 Marina Bay에 있는 푸드코트에서 그런 경우를 만났는데, 티슈만 가지고 다른 자리로 가려고하자, 티슈는 왜 가져가냐고 묻는 외국인. 

뜯지도 않은 새 것을 올려놨는데, 주인 허락도 없이 뜯어놓고는 적반하장의 외국인...  하지만, 어쩌겠는가? 

싱가폴에 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싱가폴에서만 볼 수 있는 이 현상. ㅎㅎㅎ. 

보아하니 Marina Bay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여차 방문한 외국인이었다.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싱가폴은 티슈도 공짜로 주는 나라인줄 알고 좋아했다면서 농담으로 받아넘기는 외국인에게 화를 낼 수는 없었지만,  사람들로 붐비는 점심시간에 자리가 없어 음식을 들고 다니며 다른 자리를 찾아야 하는 불편함은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던 것을 사실이다. 

혹시라도 싱가폴 여행을 오거나 이곳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미리 알아두면 서로 얼굴 붉힐 일을 피할 수 있는 팁이다. 

아무튼 티슈는 점심시간에 꼭 챙겨나가는 아이템이다. 

엘리트들이 많이 모여있다는 금융가쪽도 마찬가지다. 

싱가폴 사람들끼리도 이런 문화를  없애자는 토론을 하기도 하지만, 없앨래야 없앨 수 없는 싱가폴 특유의 문화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내가 기억하는 것만도 15년이 훨씬 넘게 지속되고 있는 싱가폴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하고도 재미있는 현상이다. 

주택가로 가면 오히려 티슈가 약발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CBD에서의 티슈는 무엇보다도 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싱가폴에서는 아예 전단지보다는 티슈를 이용해서 광고를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재미있는 문구들을 프린트해서 사람들이 사용하게 만드는 기발한 아이디어들도 등장한다. 

"CHOPE", "RESERVED" 등등의 문구들은 인기가 많다. 거리에서 저런 문구가 들어간 티슈를 나눠주면,  받지않으려고  피해가는 전단지와는 달리 서로 받으려고 안달이다. 그만큼 활용도가 높기때문이다. ㅎㅎㅎ

CHOPE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아예 싱가폴이라고 특정하며, 패스트푸드 음식점같은 곳에서 가끔은 티슈를 의자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자리를 맡는 것이란다. ㅎㅎㅎ 

싱글리쉬가 들어간 저 티슈.  정말 발상이 너무 귀엽다.  

우리나라로 치면 보건복지부를 위해 싱가폴 코미디언이 건강증진을 위한 공익광고를 하고 있는 모습이 들어가 있는 티슈팩. 

"Let me tissue" 는 "Let me teach you"를 싱글리쉬처럼 장난스럽게 옮긴 것이다. 

싱가포리언들만 이해할 수 있는 저런 문구.. 너무 재미있다.